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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광객 베네치아에서 봉변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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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9-08-21 17:33 조회4,5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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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전 1시 30분쯤(현지 시각)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한 공원에서 한국인 관광객 7명이 음료와 샴페인을 나눠 마시고 있었다. 이때 노숙인처럼 보이는 외국인 여성 A씨가 다가왔다. 그는 이탈리아어로 말을 걸며 일행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모(25)씨는 영어로 "죄송하지만 돈이 없으니 가달라"고 했다. A씨는 화를 내며 치한 퇴치용 스프레이를 꺼내 들더니 일행을 향해 뿌렸다. 눈에 스프레이를 맞은 김씨가 비명을 질렀고, 윤모(25·여)씨 등 다른 일행도 스프레이를 맞았다.

소란이 일자 현지 경찰 2명이 출동했다. 윤씨 등은 경찰에게 영어로 "A씨가 스프레이를 뿌렸으니 조사해달라"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통증을 호소하는 김씨의 모습을 흉내 내며 웃었다고 한다. 이들을 가짜 경찰이라고 생각한 윤씨는 한국에 있는 가족에게 영상 전화를 걸어 도와달라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윤씨의 휴대폰을 압수한 뒤 곤봉으로 가격했다. 오전 2시 10분쯤 현지 경찰 4명이 추가로 도착해 김씨와 윤씨에게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다. 둘은 "대사관에 연락하기 전까진 줄 수 없다"며 불응했다. 오전 2시 30분쯤 경찰서로 연행된 두 사람은 조사를 받은 뒤 오전 6시 30분쯤 풀려났다.

여기까지가 김씨 등 한국인 일행의 주장이다. 김씨와 윤씨는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입건돼 현지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이에 맞서 김씨와 윤씨가 "이탈리아 경찰에게 인종 차별과 구타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서자 외교부가 진상 조사에 들어갔다.

베네치아 경찰 측은 한국인 관광객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베네치아 경찰 측에서는 한국인들이 공무 집행을 방해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한다"고 밝혔다.

김씨와 윤씨 일행처럼 해외여행 중 강도나 절도, 사고를 당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여행객들이 현지에서 피해를 구제받을 방법은 마땅치 않아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2017년 재외국민 사건·사고 피해자는 1만2529명에 달한다. 2014년에는 5952명이었다. 3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절도 피해자가 9813명으로 대부분이었으나, 강도(185명), 강간·강제추행(118명), 살인(7명) 등 강력 범죄의 표적이 된 경우도 상당수였다. 특히 유럽 지역 사건·사고 피해자가 5249명으로 중국·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5193명), 미국·캐나다 등 미주 지역(1955명)에 비해 많았다. 10년 넘게 유럽 여행 상품을 판매한 한 여행사 관계자는 "현지 경찰이 나서서 해결된 경우는 본 적이 없고, 외교부에 도움을 청해도 제약이 많아 해결을 바라는 건 포기해야 한다"고 했다.

영국 영주권자로 한국과 영국을 오가는 김모(47)씨는 지난 5월 13일 영국 런던에서 최근 극성을 부린다는 '가짜 경찰'에게 900유로를 빼앗겼다. 김씨는 남편 권모(47)씨와 함께 워털루역 인근 숙박업소로 가던 중 골목에서 젊은 남성 둘이 다가와 "경찰인데 마약을 한 것이 확실해 보이는데 연행당하고 싶지 않으면 돈을 달라"고 했다. 결국 부부는 수중에 있던 900유로를 넘겨줬다. 김씨는 "관광객이 영국 경찰에 신고해봤자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탈리아 피렌체를 여행 중인 최모(21)씨는 지난 16일 오후 10시쯤 노숙인으로 보이는 남성에게 강도를 당할 뻔했다. 골목에서 만난 남성은 손을 들어 때리려는 자세를 취하며 "스마트폰! 스마트폰!"이라고 말했다. 최씨는 "놀라서 친구와 함께 소리를 질렀더니 근처에 있던 이탈리아 남성 둘이 다가왔고, 이를 본 강도가 도망을 쳤다"고 말했다. 여행 전문가들은 "유럽이 선진국이라 안전할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재철 여행전문작가는 "요즘은 2인 1조가 설문이나 인터뷰를 해달라며 접근해 한 명은 시선을 뺏고 한 명은 물건을 뺏어가는 방법이 유행"이라며 "특히 난민이 늘어난 이탈리아, 프랑스의 인적 드문 공원은 새벽이면 집시 밀집촌이 되기 때문에 늦은 시간에 찾아가면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